저 봐라, 저 봐.

어색해 죽을 것 같은 표정 짓긴.

그것만 봐도 답은 뻔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변해야 한다.

바로 화면 속 밝게 웃는 저 형처럼 말이지.

“뭐, 쉽게 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천천히 하면 되겠지.”

“…….”

“그냥 그렇다고.”

그러던 그때.

똑-똑-

“들어오세요.”

철컥-

문이 열린 순간.

윤후는 마치 이 자리에서 보면 안 될 것을 본 사람마냥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나갔다.

“이야, 이렇게 반겨줄 줄은 몰랐네요. 평소 같았으면 누구냐고 윽박지를 사람인데?”

“궈, 권이 왔어?”

클래스의 막내 이권.

그 얼굴이 눈에 들어온 순간, 윤후는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저놈이 왔다는 건 분명…….

“아아. 그렇게 너무 싫은 티, 내지 마요. 나라고 좋아서 온 건 아니니까.”

“…….”

스타베팅였으면, 다른 멤버들 다 나가라고 했을 윤후였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자리에서 일어났을 뿐.

이권이 그 모습에 의외라는 눈길을 보냈다.

“안 내보내요?”

“굳이? 네 사람이 나가는 것보다, 둘이 나가는 게 실리적이니까.”

“하. 변했네, 변했어. 뭐, 상관없지만. 가시죠. 조용한 곳 잡아뒀으니까.”

그렇게 윤후는 굳은 표정으로 이권의 뒤를 따라나섰다.

* * *

대기실 밖.

의수가 양손에 하나씩 핸드폰을 붙잡고 씨름 중이었다.

“예, 예. 아! 작가님! 지금 저희도 스캐줄이! 아뇨! 안 한다는 게 아니라! 조율을 좀 해야 해서. 예, 예. 그럼 일정 남겨주시면 곧…….”

철컥-

“어, 잠시만요. 윤……!”

의수는 곧 문밖으로 나온 윤후의 모습에 반갑게 손을 내밀려던 차였다.

같이 나오는 이권만 아니라면 바로 말 걸 뻔했다고 할까?

사실 녀석과의 첫 만남은 그리 썩 좋지 못했다.

다만 이어진 첫 촬영과 클라이밍 연습으로 태우를 비롯한 멤버들 전원과 꽤 친해진 후.

더욱이 태우를 마치 형처럼 따르며 졸졸 쫓아다니는 게 영 싫지만은 않았다.

그런데.

‘대체 왜 클래스 이권이랑 함께 나오는 거지? 그것도 마치 목줄 묶여 끌려다니는 망아지 표정으로?’

더욱이 이권의 손에 들린 저 쇼핑백 또한 수상쩍다.

조그마한 액세서리가 있을 법한 샤넬 쇼핑백이었는데.

아무리 선물 줄 거라고 해도, 누가 저리 수상쩍게 가슴에 품고 다닐까?

그것도 돈이라면 양손으로 쓸어 담는 클래스 멤버가?

뭔가 수상쩍은 낌새에 의수가 서둘러 핸드폰에 입을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작가님. 제가 조금 후에 다시 연락드릴게요. 네, 네. 그럼.”